잡동사니

그리운 어머니

바람소리63 2006. 12. 27. 17:24

 

오늘은 어머니 생신입니다.

뭐가 그리 급해 일찍 떠나셨는지....이 아들이 밟혀 어떻게 떠나셨는지....

제가 어머니께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작은 꽃다발 하나 뿐입니다.

어쩌면 어머니께서 그렇게 떠나신 것도 저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살아주길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소녀같았던 어머니....제겐 친구였고 연인같았던 분...

함께 영화도 보고, 놀이동산도 가고, 유람선도 타고....

그 해 겨울 소래포구에 가보고 싶다고 하셨죠.

겨울바다가 보고 싶다....어머니의 마지막 겨울이 될 줄도 모르고....추워서 싫다고 했었죠.

이별 그 후엔 언제나 후회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없는 사랑....그 날 어머니께서 떠나시던 그 날

어머니께서 쓰러지셨다던 그 시간....저도 안절부절 못하고 짐을 챙겨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 날따라 우연히 친구를 둘이나 만나 결국 밤 늦게 집에 도착했지요.

그 동안 얼마나 엄청난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아마도 제가 힘들어 할까봐 집으로 가는 길을

막으셨었나 봅니다.

아무 의식도 없는 어머니 옆에 앉아 손을 잡아드렸을 때 어머니 눈가에 맺힌 한방울 눈물....

그 순간 어이없게도 전 김장은 어떻게 하나....남자만 둘이 남아 밥은 어떻게 해먹나....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다시는 웃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웃고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산 사람은 다 살게 되어 있다고들 말하는가 봅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행복해 집니다.

둘이 함께 했던 일들, 함께 나눈 얘기들....누구보다도 저를 이해해 주셨던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이 아들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떠나셔야 한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