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엄마의 편지-군에 간 아들에게...!
바람소리63
2007. 2. 2. 10:42
사랑하는 아들 보아라!
네가 집에 다녀 간지 벌써 여러달이 된 것 같다.
그동안 건강히 잘 지내는지 모르겠구나.
너 집에 왔을 때 감기 들었었지? 오랫동안 괴롭지나 않았는지 모르겠구나.
이 곳 집에는 다들 무고하시다. 그런데 누나가 2번이나 편지를 했는데
왜 답장이 없니? 군생활은 충실하겠지?
27일 날은 서울에 다녀오는 차안에서 너와 같은 마크를 단 군인을 보았다.
네 생각이 문득 나더구나! 안그래도 늘 보고싶고 생각이 나는데
엄마가 면회갔을 때 네 그 늠름하고 대견한 모습에서 역시 남자는
군인을 다녀와야 어른이 된다더니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리고 네 친구들이 외아들인데도 맏아들 같다는 말들을 할 때 이 엄마는 네가
얼마나 대견스러웠는지 모른다.
너의 그 인내와 너그러운 도량으로 군생활에 임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건강하고 활발하고 사회에 나와도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가정에선 슬기롭고 인자한 사람이 되고...
이 엄마가 너무 욕심이 많은가봐? 아냐!
너는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 믿는다.
엄마가 너무 두서없이 쓴 것 같지? 하지만 퍽 귀한 편지야.
편지를 언제 썼는지 모르겠다. 학창시절과 25년전 약혼할 때 네 아빠에게 쓰고
오늘 너에게 쓰는 것이니까 네가 얼마나 귀중한 엄마의 아들인가 생각해 보렴...호호
하도 오랫만에 펜을 드니까 눈도 어둡고 손이 말을 안듣는 구나.
그럼 끝으로 너의 건강에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길 빌며...이만 줄인다.
어질고 착한 ○○의 엄마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