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개명

바람소리63 2007. 6. 7. 14:02

아빠...이름도 바꿀 수 있어?

왜...이름 바꾸고 싶어?

아니...이름 바꾸면 병원에 실려가라고?

그런데 왜 그런 말을 해?

 

내 친구 대식이가 이름을 바꾼대.

왜?

촌스럽다고...

 

범래도 바꾼대.

범래는 괜찮은데?

애들이 벌레라고 자꾸 놀려서...ㅎㅎ

 

딸아이는 태어나 하루도 안돼서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졌다

7개월 동안 3달이상 입원했고

계속되는 통원치료...돌이 훨씬 지나서야

겨우 걸음마를 시작했다.

50%이상에서 후유증이 나타난다고...정신이나 신체에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했었다.

 

3일마다 척수검사, CT, MRI...

두번의 뇌파검사...머리에 전선을 주렁주렁 붙이고

검사를 받는 딸아이가 정상이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랬었는지...

어느 날 한 쪽 팔다리가 마비됐을 때

그 막막함이라니...혹시 움직일까 싶어서

손을 잡아보면 슬그머니 내 손에서 미끄러져

툭 떨어져버리는 작은 손...

 

제발 살려 달라고...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작명소에 찾아갔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이름으로 지어달라고...

그래서 지은 이름이 남자이름...

勳(공 훈)자가 들어가야 건강하단다

이름 때문은 아니겠지만

다행히 건강하게 자라 준 딸이 고맙고 대견하다

 

유치원 때

예쁜 이름으로 바꿔주세요! 한다

남자이름이라 놀린다고...

그래서 이유를 설명 해 주니

어린 나이인데도 쉽게 수긍을 한다

오히려 아이들이 남자이름 같다고 하면

이러저러 해서 그런 이름을 갖게 됐노라고

열심히 설명을 한다

 

지훈아! 아빠는 네가 건강하게 잘 자라 주어서

너무 고맙다...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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