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제주도 언니......!!!

바람소리63 2010. 3. 25. 20:20

이웃 미용실 원장이 제주도 언니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내던 손님이 있다.

우리 단골 손님이기도 해서 가끔 셋이 밥도 함께 먹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 덕분에 제주도에서 보내 오는 과일과

해산물을 자주 얻어 먹었다.

 

나는 사람들이 살아 가는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지겹게도 추웠던 지난 겨울......눈이 와서 손님도 없고

미용실에서 수다나 떨 생각에 갔더니

두 여자가 열심히 생활 정보지를 뒤지고

인터넷 검색을 하더니......"사장님. 이 난로 사려고 하는데 어때요?"

정보지에서 중고 상품을 보고 인터넷으로 같은 모델의 상품을

확인하고 하더니 전화를 해서 약속을 잡았다.

 

택시를 타고 가네 어쩌네 하기에

"오늘 손님도 없고 나랑 갑시다." 했더니 반색을 한다.

전화로 위치를 확인하고 도착한 곳은 어느 아파트 단지 지하에 있는

헬스 클럽이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새 제품을 상상했던 나는 상품을 보는 순간 다황스러웠다.

박스테이프를 둘둘 말아 붙였던 것이 그대로 눌어 붙어 있고

찌그러진 데다가 녹도 조금 나 있었다. 이런 걸 팔겠다고

생활정보지에 올려서 헛걸음을 하게 만든 것에 화가 났다.

 

당연히 돌아 나올 줄 알았는데

이 아주머니가 흥정을 하네?!!

4만원에 팔아라. 그렇게는 못파네.

나는 놀란 나머지 머리가 띵~~~ 했었다.

결국 5만원에 그 고철덩이를 사왔다.

공장에서 쓰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쓸 난로를......

나 였으면 재활용품으로 내어 놓았거나 아니면 동사무소에서

폐기물 딱지를 사다가 붙여서 내어 놓지 않았을까?

 

지난 겨울 강추위와 지겹게 내렸던 눈 조차도

벌써 기억의 저 편에서 희미해 지고 있지만

낡은 난로에 대한 기억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할 것같다.

늘 부족하다고 불평하며 살아 온 내가

얼마나 풍족하게 살고 있었는지, 세상에는 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이제야 알게 된 부끄러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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