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서 박사학위가 왔다.
내가 삶의 목표라고 하더니......드디어 나를 넘어 섰다.
그래도 질투는 커녕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
2년전 친구를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었다.
췌장암......그 친구가 싸우고 있는 놈이다.
2년 안에 98%가 사망에 이른다고 사촌형이 하는 말에 또 다시 눈물이 핑돌아
형을 난처하게 했던 기억이 먼 얘기 같다.
가난하고 형제 많은 집 장남인 친구.
그에게 내가 가진 것들은 그가 이루어야 할 목표였던 게다.
아르바이트 안하고도 풍족하게 대학생활을 하고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갑자기 대학원에 가겠다고
미술공부를 하는 동안......친구는
어렵게 공부를 하고......그래도 힘들다는 얘기는 안했었다.
한 번......술을 마시면 벽을 치면서 우는 습관이 생겼다고 했다.
난 지금도 그 마음을 다 알지 못한다.
겨우 안정을 찾은 친구에게 찾아 온 시련......나 같으면
벌써 포기했을 일이다.
그래서 지레 겁을 먹고 친구를 잃게 되었다고 엉엉 울어 버린 나를 위로하던 친구.
그 친구가 암 투병 한 지 2년이 넘어 섰다.
이젠 친구를 믿는다.
그렇게 쉽게 내 곁을 떠나지 않겠다던 그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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