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언제나 같다.
5시 30분......베개 밑에 깔아 둔 휴대전화가 부르르 떤다.
일어나기 싫어. 오늘 운동 하루 쉴까?
그래. 쉬자......아니지. 추석연휴 3일이나 쉬는데......ㅠㅠ
주섬주섬 옷을 입고 헬스장으로 go~~~
매일 운동을 하는데 발전이 없다......ㅎㅎ
운동을 마치고 애들 학교까지 나르고
아침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아차!!!
월말이라 은행에 들러야 하는데......ㅠㅠ
부랴부랴 은행으로 향한다.
오늘 낼 공과금이......재산세, 환경개선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 상하수도, 가스,
신문대, 기부금 용지 2장......송금도 해야 되는구나.
오늘은 10시부터 예약이 있다.
바쁜 날은 전화도 바쁘고, 손님도 많이 온다.
뻥튀기 할머니 납시었다.
조막만한 체구. 인물화 모델로 쓰면 딱 좋을 짜글짜글한 얼굴.
당신만한 마대에 쌀튀밥, 옥수수 뻥튀기를 둘러 메면 사람은 보이지도 않는다.
"우리 영감이 직접 한 건데 이걸 팔야야 쌀을 사는데......"
이제는 오실 때마다 사주니까 묻지도 않고 자루를 연다.
딱 한 번 안산다고 돌려보낸 적이 있었는데......마음이 영 불편해서
뒤따라 나갔다. 가게마다 기웃기웃. 하나도 못팔고 돌아서는 할머니를 불러
결국 팔아 드렸다.
또 전화다. 단골 할머니......ㅎㅎ
주문량이 많아서 꼭 배달을 해 드리는데 매 번 미안하시단다.
전 매 번 감사하답니다.
갈 때마다 꼭 팁을 주신다.
과일도 있고, 녹두부침개도 있고......오늘은
1시간만 늦게 배달을 왔으면 녹두부침개를 부쳐주려고 했는데
너무 일찍 왔다며 배 두알, 빨간 사과 3알을 담아 준다.
여전히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다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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