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일년에 한 번 미역국 끓이는 날......^^

바람소리63 2009. 11. 4. 12:06

 

우리집 주방입니다.

10여년 전에 목돈을 들여 좋은 제품으로

장만했습니다. 한 때는 모든 아주머니 방문객의

부러움을 샀었는데 세월이 흐르니 좀 허접해 졌습니다.

그래도 10년은 더 써도 좋을 듯합니다.^^

 

내가 이곳에서 하는 요리(?)라고는 라면을 삶아 먹는 일?!!ㅎㅎ

요리에 취미가 없습니다.

대신 무엇을 해주던지 군소리 없이 먹습니다.

게다가 설거지는 대부분 제 몫입니다.

그 정도면 남편으로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내가 일년에 딱 한 번 미역국을 끓이는 날입니다.

아내 생일. 전에는 손쉽게 준보석 정도의

귀고리, 목걸이나 고가의 화장품 등을 꽃다발과 함께 선물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니 감동을 주지도 못하고 당연하게 받아 들이더군요.

사실 작년에는 돈도 궁하고 좀 색다른 이벤트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하는 성격도 아니고 일단......돈이 없었습니다.ㅎㅎ

그래서 미역국을 끓여 보았습니다.

자기 생일에 스스로 미역국을 끓여 먹는다는 건 좀 그렇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찾아보니 이렇게 쉬울 수가?!!

아침 운동도 접어 두고서 미역국을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이 지나고 1시간 30분이 되어도 맛이 나지 않았습니다.ㅠㅠ

소금간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그래서 맛소금을 살짝 넣었습니다.

맛이 확~~~살더군요.ㅋㅋㅋ

아내는 감동 했고 가족들은 맛에 감탄했습니다.

 

올해는 일단 아내가 사고 싶다는 구두를 선물로 장만했습니다.

그리고 미역국을 끓여 주었습니다.

작년에는 쇠고기를 넣고 끓였는데

지난주 아버지 생신때 퓨전 한식전문점에서 맛 본 바지락 미역국의

반응이 좋기에 도전을 해 보았답니다.

게다가 홍합까지 더해서......음......하나를 배우면

응용력을 발휘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센스.ㅋㅋㅋ

 

요리법은 너무 간단하답니다.

바지락과 홍합은 어제 밤에 미리 삶아서 국물과

조갯살을 깨끗하게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준비한 조개 육수에 미역과 조갯살을 넣고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을 하면 끝.

보통은 미역을 참기름이나 식용유에 살짝 볶다가 물을 잡는 것인데

불린 미역을 그냥 넣어도 되니 편하더군요.

 

반응이 어땠을까요?

맛있게 먹는 가족들을 보니......행복했답니다.

집에서 살림이나 하고 살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