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쨋놈이 뜬금없이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클라리넷을 사 달란다.
"클라리넷은 네 용돈 모아서 사기로 한 것 아니니?"
"먼저 사 주면 용돈 모으는대로 갚을께요."
"클라리넷이 얼만데?"
"70만원."
"뭐? 네 생각에 70만원이 적은 돈 같니? 안된다."
"용돈 모이는 대로 갚는다는데 왜 안돼요?"
"첫째, 아빠는 네가 원하는 것을 척척 사줄 만큼 부자가 아니다.
둘째, 피아노와 플룻은 네가 배우고 있었기 때문에 꼭 필요해서
사 준 것이지만, 클라리넷은 캐나다에서 6개월 동안 학교 다니면서
잠시 배운 것 아니니? 네가 호기심에 잠시 하다가 집어치울 일에
큰 돈을 들일 수는 없다."
결국 녀석은 눈물을 찔찔 짜면서 입이 댓발 나왔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난 생각이 복잡해 졌다.
무엇이 이 어린 놈의 배포를 이렇게 키워 놓았을까?
나름대로 검소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애써왔고
두 놈 다 아직은 유명메이커 제품을 사 달라 떼 쓰는 일도 없었는데......
안된다 하면서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클라리넷을 열심히 뒤지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간다.
물론 사 주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35만원을 모았다니 교육용 클라리넷은 살 수 있겠지만
제대로 된 제품을 사야 나중에 중고로 라도 팔아 먹지......ㅎㅎ
아마 돈 모으다 지쳐서 포기하지 않을까?ㅋㅋㅋ
아 참......중고 제품을 찾아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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